[뉴스줌인] 여가부 '가족실태조사', 응답 1인가구 절반이 60대 이상..수요에 어긋난 정부 지원들
[뉴스줌인] 여가부 '가족실태조사', 응답 1인가구 절반이 60대 이상..수요에 어긋난 정부 지원들
  • 정단비
  • 승인 2024.04.18 17: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여성가족부 '2023년 가족실태조사'

최근 여성가족부가 '2023년 가족실태조사'를 발표하면서 1인가구에 대한 내용을 따로 실었다. 하지만 1인가구 조사 응답자 절반 이상이 60대 이상 1인가구로 집계되면서 1인가구 일반적인 실태라고 보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몇 가지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를 강조하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 

'2023년 가족실태조사'에 따르면 ‘결혼하지 않고 독신으로 사는 것’ 47.4%, ‘이혼(재혼)하는 것’ 47.2%, ‘결혼하지 않고 남녀가 함께 사는 것’ 39.1%, ‘결혼하고 아이를 낳지 않는 것’은 34.6%가 동의한다고 응답했다.

특히 ‘결혼하지 않고 독신으로 사는 것’은 2020년 34.0%에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치만 본다면 젊은층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호도될 수도 있겠지만, 4050대 중장년층의 생각의 변화도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물론 20~40대 응답자들의 60% 이상이 독신에 동의해 비교적 동의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눈길을 끄는 것은 40대 53.9%, 50대 43%도 동의 의견을 보인 것이다. 

이번 조사에 응답한 1인가구는 여성 62.3%, 남성 37.7%이며, 연령별로 70세 이상(27.1%), 60대(25.7%), 50대(13.6%) 순으로 많았다. 40대 이하 응답자는 30세 미만 10.8%, 30대 13.1%, 40대 9.8% 등 총 33.7%에 불과하다.

게다가 1인가구가 33.6%(2020년 30.4%)로 전체 세대 구성 중 부부+자녀 등 2세대 가구 39.6%(2020년 43.2%) 다음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나, 1인가구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기 때문에 무조건 미혼 가구로 볼 수는 없다.

고령 응답자가 많다보니 혼인 상태는 사별(37.8%)과 미혼(37.2%)의 비중이 비슷한 수준이다.


식사는 1인가구의 최대 고민
외롭지 않은 20~40대 1인가구


1인가구가 가장 어려움을 느끼는 부분은 ‘균형잡힌 식사’(42.6%)로 나타났다. 이건 모든 연령대에서 겪는 어려움이다.

이와 함께 여가부는 ‘아프거나 위급할 때 혼자서 대처’와 ‘다른 사람들로부터 고립되어 외로움’이 증가했다고 전했다. 성별로는 남성은 ‘균형잡힌 식사’, 여성은 ‘아프거나 위급할 때 혼자서 대처’가 각각 1순위로 나타났다.

하지만 1인가구 어려움 부분은 연령별 차이에 대해서도 명확하게 말해줄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다른 사람들로부터 고립되어 외로움’에 대한 부분은 40대 이하 연령층에서는 10% 이하의 낮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증가했다고 분석되는 부분은 30% 이상 응답한 60세 이상 1인가구의 어려움을 보인다.

가장 눈길을 끈 항목으로는 '사회적으로 부정적인 시선이 있다'라는 항목에 50대가 다른 연령에 비해 상당히 높은 비율로 '그렇다'라는 응답을 한 것이다. 30대까지는 1인가구에 대한 시선은 5% 이하로 거의 느끼지 못하고 살다가 40대부터 13.4%로 증가하더니 50대에서 21.1% 최고점을 찍었다. 60대 이후부터는 다시 부정적 시선을 느낀다는 응답이 줄어든다.

또 '문제나 걱정거리에 대해 편하게 이야기 할 사람이 없다'고 응답한 평균은 24.6%였으나, 30세 이하는 9.9%, 30대는 14.6%에 불과했다.

최근 지자체들이 쏟아내고 있는 청년 1인가구를 위한 소셜 프로그램들에 대한 의문이 생길 수 밖에 없다. 10%를 위한 복지에  집중하는 격이다.

 

ⓒ여성가족부 '2023년 가족실태조사'
ⓒ여성가족부 '2023년 가족실태조사'

 


지원 정책 수요는 '주택 안정'이 압도적
세대별 수요에 맞춘 정책 필요
사회적 관계망 지원·여가문화 활동 '수요 낮아'


연령을 구분하지 않고 지원 정책에 대해서는 모두가 한 목소리를 내는 상황으로 나타났다.

모든 연령대가 1순위로 '주택 안정 지원'(37.9%)을 꼽았다. 특히 30세 미만은 70.5%, 30대는 61.9%에 달하는 높은 수요를 보였다. 40대가 되면서 수요가 49.0%로 줄어들어 주거 안정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추측된다.

다음으로 평균 수요가 높은 정책은 '돌봄서비스 지원'(13.9%)이었는데, 이는 응답자수의 다수를 차지한 60대 이상이 많이 응답했기 때문이다.

평균 수요 3위 '심리 정서적 지원'도 마찬가지다. 가장 수요가 적었던 30대는 2.6%에 불과했으며, 40대까지는 10%이하의 수요를 보였다.

2030세대 1인가구가 주택 안정을 제외하고 가장 원하는 정책은 '지역사회 환경조성'으로 나타났다. 지역사회 환경이라는 것은 우범지대 해소, 범죄 불안감 감소 등의 지역 환경을 뜻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40대 1인가구는 '가사서비스 지원'을, 50대 1인가구는 '심리 정서적 지원'에 대한 수요가 가장 높았다. 

또 60대 1인가구는 '돌봄서비스 지원', '건강증진지원'을, 70대 이상은 '돌봄서비스 지원'을 가장 원했다.

최근 많은 지원 정책이 나오고 있는 '사회적 관계망 지원', '여가문화 활동'과 관련한 정책은 어느 연령대도 특별히 원하는 세대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와 지자체가 집중하는 정책 방향성과는 확연히 다른 조사 결과다.

그렇다보니 일부에서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사회 관계망, 여가 활동 지원만 되풀이하는 자가 복제 지원만 이어지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여가부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전국 가족센터 기능을 확장하고 1인가구에 도움이 되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주거 안정 지원은 국토교통부 등 다른 부처에서도 지원하고, 해결하는 것에 한계가 있으니 2순위, 3순위 수요를 고려해주길 바란다.

2030세대 1인가구는 지역사회 환경이 좋아지길 바라고, 40대는 가사서비스 지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