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줌인] 교통카드 안 되고 가맹점 적고..애플페이 상륙 1년, 이대로 시들? 
[뉴스줌인] 교통카드 안 되고 가맹점 적고..애플페이 상륙 1년, 이대로 시들? 
  • 김다솜
  • 승인 2024.04.30 15: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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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페이, 출시 초기 ‘흥행’과 달리 성장세 얼어붙어
간편결제 주 이용률 조사서 애플페이 0.6% 불과
편의성 미확보·수수료 부담 등 ‘난제’로 꼽혀
ⓒnew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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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 현대카드를 통해 국내 시장에 진출한 애플페이를 두고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현대카드는 애플페이를 등에 업고 선점효과를 누렸지만 정작 애플페이는 국내 시장에서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IT매체 샘모바일은 최근 “애플페이의 성장세는 얼어붙은 것으로 보인다”며 “NFC 제한으로 인해 애플페이는 한국에서 사용자 기반을 크게 확장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애플페이 사용은 국내 iOS 기기 사용자들의 오랜 염원이었던 만큼 출시와 함께 크게 흥행했다. 출시 당일에만 1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는가 하면, 출시 3주 뒤 가입자가 2배로 늘어나며 남다른 기세를 보였다. 

그러나 출시 초기에만 반짝했을 뿐, 애플페이의 성장세는 빠르게 식어갔다. 지난 1년간 사용 편의성을 확보하지 못했을뿐더러 삼성페이의 공격적인 대응으로 인해 경쟁력을 잃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실제 지난 1월 컨슈머인사이트가 공개한 ‘온라인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간편결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장 주 이용률이 높은 간편결제 서비스는 네이버페이(20%), 삼성페이(13%) 등이 꼽혔다. 애플페이는 0.6%에 불과했다.  

애플페이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NFC가 지원되는 단말기가 필요하다. 동반성장위원회는 소상공인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100억원가량을 투입해 NFC 단말기 무상보급에 나섰으나 애플페이 가입자 상승에는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했다. 현재까지도 국내에 애플페이 가맹점은 약 10%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120개 브랜드가 애플페이 전용 단말기를 도입했으나 턱없이 부족한 숫자다. 소규모 점포에서는 애플페이 사용이 대부분 불가하기에 iOS 사용자 사이에서는 점포별로 사용 가능여부를 따지기보다 차라리 실물카드만을 사용하는 것이 마음 편하다는 볼 멘 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출시 1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제휴 카드사가 현대카드 하나뿐인 데다 교통카드를 지원하지 않는 점도 걸림돌로 작용했다. 지난해 6월까지만 해도 애플이 파트너 카드사를 늘리고 교통카드 지원을 검토한다는 소식이 들렸지만 이후로 큰 진전을 보이고 있지 않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 외 다른 카드사는 애플페이 입점을 꺼리는 것으로 알려진다. 가장 큰 이유는 수수료 부담이다. 애플페이의 수수료는 건당 0.15%로 애플페이 도입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에 해당한다. 삼성페이 등 국내 페이 서비스 업체들이 현재 카드사들에 수수료를 미부과하는 것과 대조되는 부분이다. 

애플페이가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는 사이 삼성월렛은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점유율 유지에 힘썼다. 삼성페이는 지난해 7월 결제 수수료 무료를 선언하며 이를 바탕으로 국내 카드사와의 재계약을 타진했다. 이어 모바일 증명서와 신분증 기능까지 탑재하면서 편의성을 높였다. 

다만 현대카드는 카드업계 불황 속에서도 홀로 실적개선에 성공했다. 이에 애플페이를 둘러싼 카드업계의 셈법은 더욱 복잡해질 전망이다. 

지난해 국내 7개 전업카드사가 제휴사 지급 수수료로 사용한 금액은 1조2292억원으로 전년대비 48.6% 증가했다. 특히 현대카드는 5025억원으로 이 기간 82.6% 급증했는데 애플페이의 영향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그러나 이같은 수수료 출혈에도 불구하고 현대카드는 전업카드사 중 유일하게 당기순이익이 전년대비 4.3% 증가한 2651억원을 기록했다. 애플페이 서비스 독점 제공으로 수수료도 늘었지만, 그만큼 애플페이 흥행 효과도 누린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