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핫플’ 홍대도 썰렁…공실률 늘어나는 대학가 상권 
‘국민핫플’ 홍대도 썰렁…공실률 늘어나는 대학가 상권 
  • 김다솜
  • 승인 2024.04.24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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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이대·신촌 등 공실률, 서울 평균대비 높아
‘상권 붕괴’ 가장 큰 원인 임대료…상권 약화에도 임대료는 ‘부동’ 
ⓒnew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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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주변 상권이 쇠락세를 걷고 있다. 한때 젊은층 사이에서 ‘핫플’로 꼽혔던 신촌, 홍대, 이대, 건대 등 대학가 상권 곳곳에서 썰렁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서울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5.8%로 집계된다. 그러나 신촌·이대 지역의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18.3%로 평균대비 3배 이상 높다. 전분기(22.0%)보다는 소폭 감소한 것이지만 2015년 2분기부터 2년 이상 공실률 0%를 기록했던 것과 대조되는 상황이다. 

홍대·합정 일대 중대형 상가 공실률도 9.8%로 서울 평균(8.4%)보다 높았으며, 건대입구 중대형상가 공실률도 9.3%로 전년동기(4.4%) 대비 2배 이상 상승했다. 

또 다른 통계에서도 대학가 상권의 쇠퇴는 확인된다. 행정안전부 지방인허가 데이터를 보면 지난해 서대문구의 폐업률은 19.8%로 전년(15.5%) 대비 4.3%p 증가했다. 서대문구는 연세대·이화여대·홍익대 등 대학들이 밀집한 지역이다. 

이처럼 대학가 상권이 무너지는 가장 큰 이유로는 ‘임대료’가 꼽힌다. 

서울시 상권분석서비스를 살펴보면 홍대 상권을 아우르는 마포구 서교동의 3.3㎡(1평)당 월 환산 임대료(전체층 평균)는 2021년 1분기 14만8284원이다. 이후로도 임대료는 꾸준히 상승해 지난해 1분기 19만553원으로 올랐다. 

같은 기간 서대문구 신촌동 임대료는 평당 12만8423원에서 17만3821원으로 35.4% 올랐다. 코로나19 이후 몰아친 고금리, 고물가로 인한 원재료 가격 상승에 임대료 부담까지 얹어져 이를 견디지 못한 소상공인들이 문을 닫았을 것으로 짐작된다. 

문제는 상권이 약화하고 있음에도 임대료는 그대로라는 점이다. 신촌·이대 소규모 상가 임대료는 지난해 4분기 평당 4만7500원으로 전년동기보다 되려 상승했으며, 홍대·합정 지역 상가 임대료는 6만6600원으로 전분기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같은 ‘젠트리피케이션’을 감당할 수 있는 프랜차이즈 업체 등만 해당 상권에서 살아남다 보니 해당 상권만의 특색을 잃은 점도 대학 상권의 후퇴를 앞당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주요 소비층인 MZ세대는 최신 트렌드를 빠르게 쫓아가길 원하고, 이색적인 경험을 공유하고자 하는 특징을 갖고 있는데, 높은 임대료로 상권이 경직되면서 MZ세대의 발걸음이 끊기고 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대학 상권이 ‘테스트베드’로서의 역할마저 잃고 있는 모습이다. 캐나다의 카페 브랜드’ 팀홀튼’, 미국 햄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 등이 강남에서 첫 선을 보인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따른다. 

다만 일각에서는 상권의 흥망성쇠는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표적인 예로 서울 압구정동이 꼽힌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퇴물’ 취급을 받았지만, 이후 ‘착한 임대인 운동’을 통해 임대료가 낮아지면서 런던베이글뮤지엄, 노티드 등 국내 ‘힙한’ 식음료 브랜드가 들어서 다시 핵심상권으로 부활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