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줌인] 위기의 '이디야커피', 한때 신성에서 지는 해 되나..'애매해졌어'
[뉴스줌인] 위기의 '이디야커피', 한때 신성에서 지는 해 되나..'애매해졌어'
  • 정단비
  • 승인 2024.04.24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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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디야커피)
(사진=이디야커피)

커피 브랜드 '이디야커피'(이디야)가 저가 커피 대표주자 '메가MGC커피'(메가커피)에 지난해 매출액을 추월 당하면서 위기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최초 저렴한 커피 시장의 선두 주자로 시작했던 이디야가 더 저렴한 가격을 들고 나온 저가 커피들의 공세가 이어지면서, 어중간한 포지션이 됐다는 평을 하고 있다.

이디야는 스타벅스나 투썸플레이스 등에 비해 저렴한 가격으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요즘엔 1천원대 아메리카노가 줄줄이 오픈하는 시대다. 이디야의 아메리카노는 3천원이 넘는다. 이미 저가는 아닌 셈이다. 그렇다고 프리미엄 이미지도 아니다. 

지난해 이디야는 매출 2756억원에 영업이익 82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보다 18.1%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34억원으로 2022년보다 약 46% 감소했다.

불경기가 이어지면서 다수의 기업들이 부진한 실적 기록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다만 이런 가운데도 메가커피를 운영하는 앤하우스는 지난해 매출이 3684억원으로 2022년 1748억원 대비 110.7%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694억원으로 2022년 310억원 대비 약 124.1% 증가했다.

손흥민, 걸그룹 ITZY를 앞세운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광고선전비가 2022년 37억원에서 2023년 125억원으로 급증했다. 다만 100%가 넘는 매출 성장으로 당기순이익은 410억원(2022년)에서 564억원(2023년)으로 증가했다. 

저가 커피 시장에서 또 다른 강자로 불리는 컴포즈커피는 지난해 매출 약 889억원에 영업이익 약 36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 규모는 앞선 2개사 보다 적지만 지난해 보다 매출 20.5%, 영업이익이 47% 각각 증가하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편,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앤하우스 보다 이디야가 상대적으로 지출을 많이 한 곳은 급여, 복리후생 등 인건비 관련 항목과 건물관리비, 접대비 등이다. 

이디야가 급여 지출은 약 95억원 정도 차이, 접대비는 약 13억원 정도 더 많았다. 특히 건물관리비는 이디야가 22억원인 반면, 앤하우스는 4.4억원에 불과하다.


이디야가 꺼낸 묘수는 조직개편
돌고 돌아 베이커리 강화


이디야는 이런 위기를 타개하고자 지난해 12월 경영 쇄신을 위한 조직개편을 진행했으며, 4월 김상수 전 롯데마트 신규사업본부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하기도 했다. 

운영혁신팀과 CSR실도 신설했다. 운영혁신팀은 가맹점 매뉴얼 고도화와 매출 활성화 프로모션을 전개하고, 혁신사례를 적용하며 실질적인 업무 효율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문창기 이디야커피 회장도 올해 신년사를 통해 '변화와 혁신'을 강조했다.

문 회장은 “가맹점 매출 상승에 총력을 기울이고 이를 위해서는 업의 본질인 제품에서 압도적인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라며 “독보적인 맛과 품질로 성수기 가맹점 매출 상승을 견인했던 히트상품을 지속 개발하고 브랜드 간의 경계를 뛰어넘는 컬래버레이션의 다양화에 나서달라”라고 전했다. 

이에 우선적으로 베이커리에 힘을 주는 모양새다.

앞서 2016년 이디야는 논현동 사옥을 지으면서 이디야커피랩을 두고 본격적으로 베이커리를 선보인 바 있다.

당시 문창기 회장은 베이커리 전문가들을 추가로 영입하고 베이커리R&D팀을 기존 R&D팀에서 분리하고 신설해 본격적인 베이커피 품질 강화에 나섰다.

머핀, 베이글 등 기본 베이커리 이외도 에끌레어, 페스트리 슈, 크로와상, 쇼콜라 데니쉬 같은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판매하지 않는 메뉴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이를 본사 밖으로까진 가져오지 못한 듯 하다. 이미 8년째 베이커리 강화를 하고 있는데, 베이커리 신메뉴를 출시할 때마다 라인업 강화라고 봐야 하는지도 애매하다. 

이디야가 최근 베이글을 리뉴얼 했다.
이디야가 최근 베이글을 리뉴얼 했다. (사진=이디야커피)

그동안 이디야가 베이커리 강화를 위해 선보인 메뉴로는 피자, 스콘, 파운드케익, 브라우니, 크로와상, 마카롱, 샌드위치 등 세기도 힘들다. 2020년에는 베이커리·디저트 라인업이 49종에 달했다.

지난해 유행 아이템인 소금빵을 선보이더니 붕어땅, 호떡까지 선보였다.

올해는 기존 베이글 제품 중량을 늘려 리뉴얼 출시하고 신제품 '바닐라 크림폭포 데니쉬'를 출시했으며 지난달에는 '샐러드빵' 2종과 시즌 한정 메뉴로 '버터 프렌치토스트'를 내놨다.

리뉴얼을 하니 2주간 베이글 제품군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70% 이상 늘었다고 한다.

올해는 베이커리 강화가 수평이 아닌 수직 성장의 방책이 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사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