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은둔 청년 증가, 울분 많은 1인가구..'경청·돌봄이 필요한 시대'
고립·은둔 청년 증가, 울분 많은 1인가구..'경청·돌봄이 필요한 시대'
  • 오정희
  • 승인 2024.04.23 16: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gettyimagesbank
ⓒgettyimagesbank

4월 23일 '2024 서울시 사회적고립 연결 포럼'이 열렸다. 

이번 포럼은 고립의 시대, '연결의 기술'-제1차 개인적 차원이라는 주제로 진행됐으며, 안예슬 '이렇게 누워만 있어도 괜찮을까' 저자, 정수진 마천종합사회복지관 사회복지사, 이정하 정신장애와 인권 파도손 대표의 발표로 진행됐다.

이날 첫말을 맡은 김만원 경희대학교 학술연구교수는 '디지털 시대의 능력주의, 그리고 외로움'이라는 주제로 메시지를 전했다.

서울시가 2022년 5월부턴 12월까지 고립·은둔 상태 청년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고립·은둔 상태 청년은 4.5%로 추정했다. 

이들이 고립·은둔 생활을 하게 된 계기로 45.5%가 실직 또는 취업에 어려움을 꼽았고, 40.9%가 심리적·정신적 어려움, 40.3%가 인간관계를 맺는 것이 어려움이라 전했다.

김 교수는 디지털이 발전하면서 양극화가 심해지고, 격차를 정당화하는 능력주의가 심해진다고 주장했다.

특히 밀녀난 이들이 도움을 요청하지 못한다는 의견이 눈길을 끌었다. "오늘날 자기를 보여줄 기회가 여러 번 주어지는데, 거듭해서 열등생이란 낙인이 찍히면 더 이상 핑계를 대지 못한다. 열등한 사람은 자존감을 지탱할 버팀목을 모두 잃어버렸다"

성공한 자들은 자신들을 노력한 자로서 도덕성 우월성을 주장하며, 밀려난 자들은 게으른 자가 되어 사회적 도움을 요청하면 부당한 요구를 하는 세력이 된다는 것이다.

더불어 김 교수는 1인가구의 심한 울분 비율이 높다는 조사결과를 공개하기도 했다.

서울대 유명순 교수가 2019년 발표한 '한국의 울분' 조사에 따르면, 20대(13.97%)가 가장 심한 울분을 느끼고 있었으며, 1인가구의 심한 울분 비율은 21.56%에 달했다.

1인가구는 지속적 울분 비율도 44.98%로, 10명 중 6명 이상(66.54%)이 울분을 느낀다고 답했다. 4인가구는 울분 비율이 46.8% 정도다.

아울러 김 교수는 고립·은둔, 울분 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경청과 돌봄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김 교수는 "돌봄에 대해 유아, 청소년, 노인들이 필요한 일이라는 편견을 지니고 있지만, 21세기에는 확산되고 있는 외로움에 대해 전 세대에 걸친 돌봄이 필요하다고 보여진다"며 "전통적으로는 돌봄에 공적인 가치를 부여하지 않았으며, 지금의 시대에 돌봄은 외롭고 고립된 우리를 연결시켜주는 행위"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