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효기한 5년’ 서울사랑상품권 미사용액 3000억 이상 
‘유효기한 5년’ 서울사랑상품권 미사용액 3000억 이상 
  • 김다솜
  • 승인 2024.04.19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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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사랑상품권 전체 판매금액의 8% 이상 ‘구매 후 미사용’
유효기간 지난 상품권 잔액, 서울시로 귀속…필요없다면 ‘환불’해야 
ⓒ서울연구원
ⓒ서울연구원

서울시가 발행하는 지역화폐 ‘서울사랑상품권’의 누적 발행 규모가 4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이중 3000억원 이상은 구매 후 미사용액으로 집계됐다. 서울사랑상품권의 유효기한은 5년으로, 이 기한을 경과한 잔액은 서울시에 귀속되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주의가 당부된다. 

서울사랑상품권은 2020년부터 서울시가 발행해 지역 내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지역화폐로, 구매 후 사용시 7~15%의 할인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서울연구원이 발간한 ‘서울사랑상품권 운영 진단과 개선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발행이 시작된 2020년부터 약 3년간 서울사랑상품권의 누적 발행 규모는 4조4532억원으로 누적 소요 예산은 4232억원이었다. 

작년 7월 기준 서울사랑상품권의 판매건수는 886만6269건, 판매 금액은 3조5232억원이었다. 건당 결제금액은 2020~2021년 2만9605원에서 2022년 3만7940원, 2023년 3만9031원 등 해마다 상승하는 추세다. 

서울사랑상품권의 사용처를 업종별로 살펴보면 ▲음식점·식음업 ▲식자재·유통 ▲입시·교육학원 ▲보건·복지 ▲생활·리빙 등의 순으로, 이들 업종이 전체 결제금액의 70.4% 차지한다. 상위 5개 업종으로 결제 집중현상이 확인되는 것이다. 

서울사랑상품권 구매 후 미사용액은 지난해 7월 기준 3013억원으로 전체 판매금액의 8.6% 수준이다. 연도별 발행 물량 중 결제 잔액은 2020~2021년 175억원, 2022년 1131억원, 2023년 1706억원 등이다. 

연구원은 일부 시민들이 상품권 구매 후 바로 소비하지 않고 일정 기간 보유 중인 것으로 파악했다. 서울사랑상품권의 유효기간은 5년으로, 2024년부터 만기가 도래하는 상품권이 발생할 전망이다. 

이에 연구원은 “유효기간 만기 도래 시점에서의 안내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만기 이전에 다양한 방법으로 안내해 소비를 최대한 유도해야 하며 그래도 사용하지 않은 금액은 소멸 이전에 서울시 재원으로 귀속된다는 점을 명확히 안내해야 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서울시로 귀속된 금액은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해볼 수 있다”며 “이를 위해 제도적인 방안이 먼저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사랑상품권은 환불이 가능하며 구매 이후 상품권을 사용하지 않은 경우 전액 돌려받을 수 있다. 이미 일부 금액을 사용했다면 계좌이체나 체크카드 등 현금으로 구매한 뒤 보유 금액의 60%이상을 사용한 경우에 한해 남은 금액을 환불받을 수 있다. 

서울사랑상품권은 생산 유발효과, 부가가치 유발효과, 취업 유발효과 등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유발효과는 3조8818억원, 부가가치 유발효과는 1조8573억원, 취업 유발효과는 10억원당 2만9001명에 해당한다고 분석됐다. 

효과 대비 투입된 예산은 비교적 낮았다. 할인 보전금과 발행 수수료 등으로 서울시와 자치구가 투입한 누적 소요 예산은 4232억원으로, 이중 3753억원이 할인 보전금이었다. 연도별 소요예산은 2020년 605억원, 2021년 1373억원, 2022년 1353억원, 2023년 901억원이었다. 

한편 서울시는 지난 9일 서울사랑상품권 구매 기능에 각종 행정·생활 정보를 추가한 ‘서울페이플러스’(서울페이+)의 신규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했다. 이번 개편을 통해 다양한 신용카드를 통해 서울사랑상품권을 구매할 수 있게 됐다. 기존에는 신한카드로만 구매가 가능했다. 

이전에는 광역상품권과 지역상품권을 이용해 구매하는 경우 두 번에 나눠서 결제해야 하고, 결제 취소시 당일 취소에 한해서만 즉시 복원되는 등의 불편함이 있었다. 신규 앱에서는 이같은 불편함도 해소해 광역상품권과 지역상품권을 합산 결제할 수 있고, 취소일에 관계없이 결제 취소 후 곧장 상품권이 복원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