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년생 어떡하라고’...대기업 공채 사라지고 신입은 경력직만
‘초년생 어떡하라고’...대기업 공채 사라지고 신입은 경력직만
  • 김다솜
  • 승인 2024.05.02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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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청년고용률 6개월 만에 하락세…”경력 채용 선호경향”
지난해 수시·상시 채용 비중, 공채의 1.8배..공채 폐지 계획 기업도 다수
신규채용 인원 중 신입 비중도 줄어드는 중
ⓒ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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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청년층 취업자가 8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하고 청년층 고용률도 6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이런 가운데 국내 대기업의 신입사원 정기 공개채용이 줄고 경력직 채용이 늘어나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통계청이 발표한 3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15세 이상 취업자는 2839만6000명으로 전년대비 17만3000명 증가했다. 이같은 증가세는 2021년 2월 이후 3년 1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특히 청년층의 취업자는 지난달 전년동기대비 13만1000명 줄어 작년 7월(-13만8000명)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청년층 취업자가 크게 줄면서 청년층 고용률도 전년대비 0.3%p 하락한 45.9%로 6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통계청은 최근 경력 채용을 선호하는 경향으로 취업 연령이 20대에서 30대로 넘어가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실제 한국노동연구원이 발간한 ‘공채의 종말과 노동시장의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대기업의 신입사원 정기공개채용은 줄고 수시·상시 채용과 경력직 채용이 늘고 있다. 

보고서는 근로자 500인 이상, 매출 1조원 이상 대기업 100곳을 표본으로 추출해 지난해 8월 인사 담당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를 바탕으로 한다. 

조사 대상 기업들의 연도별 채용 방식을 살펴보면 2019년만 해도 전체 채용에서 정기 공개채용이 차지하는 비율은 39.9%였지만 2022년 37.9%, 2023년 35.8% 등으로 축소됐다. 공개채용은 정해진 기간에 일정 자격이 있는 사람에게 모두 지원기회를 주고 공개경쟁을 통해 채용하는 방식이다. 

반면 같은 기간 수시채용 비율은 45.6%에서 46.4%, 48.3%, 상시채용은 14.6%에서 15.7%, 15.9% 등으로 꾸준히 늘었다. 수시채용은 기간을 정하지 않고 수요가 생겼을 때 즉시 공고를 내 채용하는 방식, 상시채용은 지원 창구를 열고 상시 지원을 받아 채용하는 방식을 가리킨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수시·상시채용 비중은 64.2%로 공채의 1.8배였다. 수시채용이 늘어나는 경향은 제조업보다 비제조업에서 특히 두드러졌다. 

공채 제도를 유지 중인 사업체는 총 86곳으로, 이들 중 72.1%는 향후 공채 폐지 계획이 없다고 답했지만 나머지 19.8%는 올해까지만 공채를 유지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미 수시채용을 함께 운영 중인 사업체 86곳 중 33.7%가 3년 이내에 정기 공채를 전면 폐지하고 수시채용만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업들의 2019년 신규채용 인원 중 47%는 신입직, 11.6%는 경력신입직, 41.4%는 경력직이었다. 경력신입직은 1~2년 내 퇴직해 신입으로 재취업한 경우를 말한다. 

지난해 신입 비율은 40.3%로 줄고 경력신입직과 경력직은 13.6%, 41.6%로 각각 늘었다. 2022년부터 경력직 비중이 신입 비중을 앞지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기업들은 수시채용을 통해 필요한 시기에 맞춰 인력을 채용해 현업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을 강점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신입보다 경력직을, 조직경험을 몇 년 정도 가진 경력신입직인 이른바 ‘중고 신입’ 또한 선호하는 경향이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수시채용을 진행하는 경우 합격자의 지역, 학교, 성별 등의 다양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수시채용을 강조하는 채용 방식의 변화, 경력직을 선호하는 인재상의 변화가 채용 다양성과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을지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